4월의 절기중 곡우에 먹는 음식과 풍습 그리고 농사일

오늘은 24절기중 6번째 절기로 매년 4월 20일경에 돌아오는 곡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곡우는 촉촉한 단비가 내려서 백곡이 윤택해지는 날이라는 봄의 절기입니다.

올해의 곡우는 4월19일인데요. 곡우 무렵이면 못자리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농사일이 시작됩니다. 곡우와 관련된 속담들이 많은데 거의 농사와 연관되어 있는 속담들이 많습니다. 

곡우와 연관된 속담들

- 곡우에는 모든 곡물들이 잠을 깬다.

-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

- 곡우에 비가 오면 농사에 좋지 않다.

- 곡우가 넘어야 조기가 운다.

곡우에 먹는 음식

1. 찰밥

곡우에는 찰밥을 주로 먹었는데 본격적인 농사의 시작으로 파종을 하는 시기인 곡우에 파종하는 종자의 명이 질기라는 뜻에서 찰밥을 먹었다고 합니다. 이 때 나물을 함께 곁들여서 먹었다고 합니다.

찰밥에는 참쌀과 함께 차조, 좁쌀, 찰수수, 쥐눈이콩, 서리태 등의 잡곡들이 들어가서 봄철 건강에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2. 방풍나물 무침, 숙주나물, 취나물무침 

농사 짓는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바뻐지기 시작하는 시기인 곡우가 지나면 나물들이 뻣뻣해지기 시작하는데 우리 선조들은 곡우전에 주로 나물무침을 즐겨 먹었다고 하는데 곡우에 가장 즐겨 먹었던 나물은 방풍나물이라고 합니다.

방풍나물은 냄새가 향긋하고 면역력도 높여주는 봄철 식재료 중 하나로, 된장을 기본으로 한 갖은 양념과 함께 무쳐 먹으면 봄철에 입맛이 없을 때 입맛을 살리는데 좋습니다.

3. 바지락

'봄에는 조개, 가을에는 낙지'라는 말이 있듯이 봄에는 조개가 맛있는 시기입니다. 특히 곡우 즈음에는 바지락이 가장 맛있는 시기랍니다.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 타우린 등이 풍부한 조개는 감칠맛이 있어서 여러가지 음식으로 활용되며 부추와 함께 전을 부쳐먹으면 봄철에 원기회복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4. 조기, 도미, 복어

곡우무렵에 법성포 앞바다에 나타나는 조기로 만든 굴비는 상품으로 취급이 됩니다. 그리고 복숭아 꽃피는 곡우 때 먹는 제철 음식인 도미찜은 생선의 왕이라는 도미의 담백한 맛과 풍부한 영양성분으로 인해 보양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복어는 알콜분해성분이 풍부해 해장에 특히 효과적이고 당뇨나 간에 좋은 식재료입니다. 산란 전인 곡우 무렵에 가장 맛있습니다. 하지만 곡우가 지난 5월에서 7월 사이에는 테르로도톡신이라는 맹독이 최고치에 이르는 시기이기 때문에 주의를 하셔야 합니다.

5. 우전차

곡우에는 어린 찻잎을 따서 마시면 맛이 가장 좋은 시기라고 합니다. 특히 곡우 무렵에 마시는 차로는 '우전차'가 있는데 우전은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찻잎의 여린 차순으로 만든 차로 맛이 순하고 향긋한데 양이 적어서 차중에서도 최상품으로 취급이 된다고 합니다.

 

6. 화전, 증편, 개피떡

찹쌀가루 반죽에 장미 꽃잎을 부쳐 먹는 화전과 쌀가루를 술로 반죽해서 발효시킨 증편 그리고 쌀가루에 쑥을 넣어 찐 떡에 팥소를 넣어 반달형으로 만든 개피떡이 곡우에 먹는 음식입니다.

7. 수액 (곡우물)

곡우에는 나무에 물이 가장 많이 올라 나무 수액을 채취해 마셨다고 합니다. 곡우에 마시는 물이라는 뜻으로 '곡우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는데 곡우물은 주로 자작나무나 박달나무, 산다래에서 채취하며 당뇨와 신경통, 위장병 등에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곡우와 관련된 풍습

예로부터 경북지역에서는 곡우가 되면 부정한 것을 보지 않고 대문에 들어가지 전에 불을 놓아서 잡귀를 몰아낸 다음 들어갔다고 하며 이 시기에는 부부가 함께 자는 것을 꺼렸다고 하는데 부부가 함께 잠자리를 하는 것을 부정하다고 생각했다 싶은데 그런건 아니랍니다.

이유는 부부가 잠자리를 함께 하는 것을 토신(土神)이 질투를 해서 쭉정이 농사를 짓게 만든다고 믿어서였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곡우가 되면 무명을 갈거나 물을 맞기도 했는데 이날 물을 맞으면 여름철에 더위에 강하게 되며 신경통이 낫는다는 설도 있었다고 합니다.

곡우와 농사일

경남 남해에서는 곡우에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그 해의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했으며 인천 옹진에서는 곡우에 비가 오면 샘구멍이 막힌다는 말이 있었다고 합니다. 전남 순창에서도 곡우에 비가 오면 농사에 좋지 않다고 했구요. 이상하죠?

곡우는 봄비가 내려서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과는 달리 이 날은 비가오면 좋지 않다고 여겼다는 것이 의외네요.

하지만 경기도 포천에서는 곡우에 비가 많이 오면 그 해 농사가 좋다는 설이 있으며 비가 적게 오면 가물어서 흉년이 든다고 했습니다. 

곡우에는 벼 못자리를 설치하고 고추, 호박, 토마토, 고구마 등의 육묘를 하거나 심는 시기입니다. 배추, 열무 등의 파종을 하고 들깨, 수수 모종밭을 만들고 땅콩과 옥수수를 심습니다.

그리고 다래 순을 흝고 고사리를 꺽으며 쑥캐기, 두룹채취, 머위 잎 따기, 취나물 캐기 등을 합니다.

이상으로 곡우에 먹는 음식들과 곡우와 관련된 풍습과 속설들 그리고 곡우 무렵에 하는 농사일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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